[넷플릭스 스릴러] 정신적 쾌감을 던져주는 '서던 리치: 소멸의 땅' (해설 포함)

<서던리치:소멸의 땅>

주연 : 나탈리 포트만, 오스카 아이삭
감독 : 알렉스 가랜드 
장르 : SF, 스릴러 


 역시 알렉스 가랜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장편 영화 '엑스 마키(Ex Machina) 에서 우리를 비포장 도로로 안내했고, 이번에도 은유가 한 가득인 외계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서던 리치: 소멸의 땅'에는 신나고 화려한 액션은 없습니다. 거대한 우주선, 화려한 광선검, 그리고 영웅의 악전 고투도 없습니다. 영화를 보신 후 정신적 쾌감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를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줄거리를 살펴본 후 마지막에 간략한 해설을 덧붙이겠습니다. 

"실종된 남편이 돌아왔다."

 리나(나탈리 포트만)는 군대에 근무할 당시 남편 케인(오스카 아이삭)을 만났습니다. 1년 전, 그는 정부의 비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났고 그 뒤로 행방불명 된 채 더 이상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밤, 리나가 침실을 꾸미던 중 남편이 집으로 들어옵니다. 

<구급차를 급습하는 정부 요원들>

 하지만, 그는 1년 동안의 기억이 없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집을 비웠는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집에 도착했는지. 케인은 물을 마시던 중, 입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하고 리나는 구급차를 부릅니다. 병원으로 가는 중 정부 차량들이 구급차를 가로막습니다. 그리고 리나와 케인은 정부 요원들에게 납치됩니다. 이후 그녀는 병실에서 깨어나지만 어떻게 도착했는지 기억은 없습니다. 

"레나, 미지의 세계 쉬머(Shimmer)로 들어가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동안 리나는 남편의 행적을 듣게 됩니다. 남편의 팀이 남부 해안을 뒤덮고 있는 쉬머(Shimmer)라는 이상 현상을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는데, 모두가 실종되고 유일하게 돌아온 사람이 바로 케인이었습니다. 리나는 그곳에서 남편의 아픈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벤트라스, 조시, 애니아, 캐시 등과 팀을 꾸려 미지의 세계인, 소멸의 땅 '쉬머'로 들어갑니다. 

<꽃이 달린 뿔을 가진 사슴들>

 이곳에서 그녀는 DNA가 변형되었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생명체들을 보고 감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료를 잃기도 하는 등 양극단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쉬머의 근원지이자 목적지인 등대로 가던 중, 벤트라스는 팀을 떠나고 나머지는 사라집니다. 결국 리나는 홀로 등대를 향해 걸어갑니다.   

"내 남편이 아니었다."

 신비롭고 잔혹한 경험을 한 리나는 홀로 쉬머의 근원지인 등대에 도달합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비디오 카메라를 발견하는데 녹화된 비디오에는 카메라를 마주 보고 앉아있는 케인이 있습니다.

<카메라 앞에 앉아있는 케인>

  그는 카메라를 찍고 있는 인물에게 스스로를 상실한 듯한 표정과 말투로 "리나를 찾아"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백린탄 (수류탄의 일종)의 핀을 뽑습니다. 카메라를 찍고 있는 인물이 앵글 안으로 들어왔고, 그는 케인의 복제 인간이었습니다. 

"복제 인간"

 이 순간, 리나는 자신이 본 남편이 진짜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임무를 완수하기로 결심하고 바닥에 뚫려있는 구멍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동료였던 벤트라스가 혼자 앉아있었고 그녀도 케인처럼 쉬머 안에서 스스로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이후 그녀는 외계의 에너지를 뿜어내며 소멸되기 시작하고 불분명한 형태의 사물이 만들어집니다. 

<레나의 복제인간이 되어가는 외계 생명체>

 리나는 왔던 길로 다시 가서 구멍을 빠져나옵니다. 하지만 그 곳에는 외계 생명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탈출을 시도하지만 그녀와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이 행동하며 리나의 복제인간이 되어갑니다. 그녀는 남아있는 백린탄 하나를 복제인간의 손에 쥐여주고 등대 밖으로 벗어납니다. 그리고 등대는 백린탄의 폭발로 인해 불이 붙고 사라집니다. 이후, 리나는 쉬머를 벗어나 시설로 돌아왔고 관계자는 등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습니다. 그녀는 외계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지만 파괴가 아니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쉬머가 사라졌고 케인은 안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보러 갑니다. 그리고 둘은 대화를 시작합니다. '리나 : 케인이 아니군요. 아니죠?', '케인 : 아닌 거 같아요... 당신이 리나인가요?'

<눈 색깔이 변하는 리나>

 그녀는 대답없이 남편의 복제인간을 끌어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리나의 눈 색깔이 변합니다. 케인의 눈과 같은 색으로.

여기서부터는 은유로 가득한 이 영화의 해설이 간략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핵심은 소멸, 스스로를 향한 자기 소멸.', 이 영화의 핵심은 제목에 포함되어 있는 단어 '소멸' 입니다. 그 소멸은 우리 스스로를 향합니다. 우리 스스로를 소멸시키려는 자신의 마음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리나와 케인의 대화 중, '우리의 세포는 끊임없이 분열되고 새롭게 리뉴얼되지만, 우리는 언젠가 늙고 사라진다. 이것이 인간의 결점이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는 인간의 결점이 우리를 소멸로 몰고가는 마음으로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등장인물에 적용시켜 볼 때, 캐시는 자아를 잃었고, 애니아는 자기 상실, 벤트레스는 암으로 삶을 포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등장인물들의 결점이자 자기 소멸의 과거를 나타내며 쉬머로 들어오게 한 동기가 됩니다. 쉬머는 이러한 인간의 내면을 굴절시켜 반영하는 존재입니다. 등대로 가던 중 양극단의 장면이 나옵니다. 캐시는 곰과 싸우지만 조시는 쉬머의 자연과 싸우지 않기로 합니다. 자기 소멸의 마음을 떨쳐버린 후 그녀는 몸 속에서 아름다운 꽃들이 밖으로 분출됩니다. 쉬머에서는 실존하는 모든 것이 단지 존재하는 것의 굴절일뿐입니다. 그리고 이는 등대에서 레나와 그녀의 복제인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녀가 하는 모든 행동을 따라하는 것 이상의 것은 하지 않습니다. 레나가 공격하기 떄문에 복제인간도 그녀를 공격할 뿐입니다. 이 역시 자기 소멸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던 리치: 소멸의 땅'(원제: Annihilation 소멸)은 한 여성이 남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쉬머 안으로 들어간다는 내용 이상의 영화입니다. 공상과학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정확한 답은 말해주지 않습니다. 다양한 은유(메타포)로 스토리의 사이사이를 메꾸어가는 생각을 요구하는 영화입니다. 정신적 쾌감을 던져주는 SF 스릴러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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