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오리진스, 눈이 간직한 기억

 안녕하세요, 집콕하며 밸런스입니다!

<아이 오리진스>

47회 시체스 영화제 (오피셜 판타스틱 최우수 작품상)
30회 선댄스 영화제 (알프레드 P.슬로안 상)


2020년도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021년, 신년 운세를 알기 위해 사주나 타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시기입니다. A.I와 빅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미래의 운세를 믿는 것이 과학적 증거와 논리적 타당성이 있어서 일까요?


이 눈을 기억하라

<주인공 이안 그레이의 내레이션으로 시작>

 '이 세상 모든 사람은 고유한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그건 자신만의 우주다. 나의 세상이자 나의 우주를 바꿔놓은 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이 눈을 기억하라. 이 눈의 모든 것들을 기억하라.' 주인공 이안 그레이의 내레이션으로 이 영화는 시작합니다. 

전생? 안믿어, 데이터를 믿지

<눈(eye)을 연구하는 과학자, 이안 그레이>

 이안 그레이는 분자 생물학을 연구하는 실험 과학자입니다. 과학자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확실한 증거만을 믿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의 연인 소피는 영적 세계, 전생, 환생을 믿는 여자입니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사는 듯한 이 두 사람은 대화를 할 때면 어김없이 충돌이 일어납니다.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진 이안과 소피>

 예를 들면 이런 대화입니다. '소피 : 당신을 본 순간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느꼈어. 전생에서 우리가 만났던 것처럼 말이야.', '이안 : 난 전생 안믿어. 데이터를 믿을 뿐이지.' 이렇듯 과학의 사실성을 믿는 이안과 영적인 신비함을 믿는 소피. 사사건건 대립하지만 서로를 너무도 사랑하기에 결혼을 결심하게 되고 이안은 프로포즈를 합니다. 

<결혼을 약속하는 이안과 소피>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건물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이안과 소피.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추어 버립니다. 외부와의 연락이 불가능하자 스스로 탈출하려던 중, 이안은 무사히 빠져나가지만 소피는 사고를 당하고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7년 후...

 상상조차 하기 힘든 절망에 빠진 이안의 마음을 달래준 것은 같은 연구소의 보조 연구원. 시간이 흐르며, 둘은 결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립니다. 그리고 이안은 오랜시간 연구해온 눈(홍채) 분야에서 큰 성과를 보입니다. TV 쇼에 출연을 하고 '완벽한 눈'이라는 책도 출판하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어느 날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오는데 아들 '토비'가 자폐증 의심증상이 있으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토비는 사진판별 검사(2장의 사진 중 아이의 시선이 머문 사진을 추적하는 검사)를 받지만 부부는 자폐증과 무관한 검사임을 느끼고 의심을 하게됩니다. 

<사진 판별검사를 받고 있는 토비>

 이안은 아이의 시선이 향했던 사진의 장소를 찾아갔고 토비의 검사에 쓰인 모든 사진은 한 남자와 관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남자와 토비의 공통점은 홍채의 패턴이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홍채는 지문보다 더 고유하다. 사망한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이 동일한 홍채 패턴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의 환생이 아닐까?' 

 토비가 검사를 받은 병원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운영되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이안은 연구원 시절 찍었던 홍채들을 매칭 시스템에 돌리고 인도 어딘가에 소피의 홍채 패턴과 동일한 아이가 있음을 발견합니다. 

<소피와 동일한 홍채 패턴을 가지고있는 인도 소녀 '살로미나'>

 그 아이의 이름은 살로미나. 이안은 인도로 향하고 살로미나에게 소피의 환생이 맞는지 실험을 시작합니다. 과연 인도 소녀, 살로미나는 소피와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까요? 

 아이 오리진스를 본 후, 문득 영화 콘택트(1997년, 조디 포스터 주연)가 떠올랐습니다. 진리의 해답은 과학적 사실에 있다고 믿는 엘리 박사(조디 포스터)와 사실보다는 믿음을 상징하는 팔머(매뉴 맥커너히), 둘의 대화 중 엘리는 팔머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있다면 증명'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팔머는 엘리에게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증명'해보라고 반박합니다. 이렇듯 양립할 수 없어보이는 과학적 사실과 믿음,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 기자들은 팔머에게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라고 질문을 합니다. 팔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팔머(매뉴 맥커너히)와 엘리(조디 포스터), 참고로 매튜 맥커너히는 '인터스텔라'의 주연>

 - 과학적 사실보다는 믿음을 중시하는 사람으로서 엘리 박사와 입장이 좀 다르지만 추구하는 바는 같습니다. 진리에 대한 추구죠. 전 그녀를 믿습니다.

이안이 추구하는 진리는...

 이안이 추구하는 바는 그리고 찾고자 하는 것은 너무도 사랑하는 그래서 미친 듯이 그리운 연인, 소피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진리는 경계선이 없듯이 그렇게 그의 신념은 바뀌어 갑니다. 눈의 기원 (Eye Origins) 을 연구하던 한 남자가 세상을 떠난 연인을 그리워하다 스스로에 대해 깨우치게 (I Origins) 되는 영화, 아이 오리진스. 

<살로미나를 안고 계단을 내려오는 이안, 그의 얼굴에 미소가 선명하다>

 소피의 대사로 마치겠습니다. "걱정하지마, 우리는 서로를 다시 찾아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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