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잊을 수 없는 사랑이야기

<조제와 츠네오>

 조제(이케와키 치즈루)와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우리가 아닐까 생각해요. 누구나 만남과 이별을 한 번쯤은 겪어봤으니까요. 그래서 두 사람의 이야기는 더 큰 감동과 공감을 주는 것 같아요. 영화는 사랑의 시작을 그린 전반부와 이별을 그린 후반부로 나누어져요. 조제와 츠네오의 만남부터 사랑하는 순간까지, 그리고 1년 후의 자동차 여행에서 이별까지. 

첫 만남

<조제와 츠네오의 첫만남>

 츠네오는 매일을 가볍게 살아가는 미래가 썩 밝아보이지 않는 대학생이에요. 하루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마작방에서 유모차를 매일 밀고 다니는 노파에 대해서 듣게 됩니다. 어느 날 새벽, 언덕 위에서 유모차가 맹렬히 달려와 장애물에 부딪혀 멈춰요. 츠네오는 그 안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여자가 있었어요. 그녀가 조제, 바로 이 때가 츠네오와 조제의 첫 만남입니다. 

첫 눈에 반한 것은 아니다 

<틱틱거리는 조제>

 두 사람이 첫눈에 반한 것은 아니에요. 조제는 츠네오가 멀끔한 대학생이라 그런지 조금 틱틱거리며 싫은 내색을 하지만, 그는 조제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끌리게 돼요. 그녀의 매력은 거칠긴 하지만 강한 의지와 똑 부러지는 성격을 가졌어요. 이후 츠네오는 할머니와 조제의 낡은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되고 두 사람은 서서히 썸을 타요. 하지만 이런, 츠네오에게는 사귀고있는 대학생 카나에(우에노 주리)가 있네요. 사회복지에 대해 알아보던 츠네오는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조제의 집을 리모델링하기 시작해요. 조제는 공사하는 동안 벽장 안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츠네오를 보기위해 카나에가 찾아왔네요. 그녀는 조제에게 인사를 하고 츠네오에게 말합니다. "저 애야? 다리가 불편해서 움직일 때 다이빙한다는 애가?" 이 말을 들은 조제는 충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날 밤 찾아온 츠네오에게 울면서 꺼지라고 합니다.   

조제의 마음

<조제와 츠네오의 재회>

 몇달 후, 츠네오는 구직활동을 위해 조제의 집을 리모델링 한 회사를 찾아가게되요. 그 담당자로부터 조제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의 집으로 향합니다. "할머니도 없는데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생활해?"라고 묻는 그에게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츠네오는 그녀의 말을 고분고분 듣고 떠나려 하자, "진짜로 가? 가란다고 진짜로 갈 놈이면 빨리 가버려." 츠네오를 때리며 울기 시작해요. 그리고 "여기있어... 가지말고... 여기있어." 라며 흐느낍니다. 그런 그녀를 다독이며 '그렇게 할게.'라고 말해요. '오늘부터 1일'인 두 사람은 함께 살기 시작합니다. 

호랑이와 카나에

<조제와 카나에>

 어느 날씨 좋은 날, 커플은 호랑이를 보러 동물원에 가요. 조제는 남친이 생기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을 보러 가는 꿈이 있었거든요. 그녀가 생각하는 가장 무서운 것은 호랑이였어요. 조제는 잔뜩 겁에 질려있고 츠네오는 하트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봐요. 지금은 사랑이 넘치는 시기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조제 앞에 츠네오의 전 여친, 카나에가 나타납니다. 츠네오를 그리워하던 그녀는 조제의 다리를 쳐다보며 해서는 안될 말을 해요. "그 무기가 부러워." 그러나 조제가 듣고만 있을 성격은 아니죠. "너도 똑같이 해라 그럼." 이 말에 발끈한 카나에는 조제의 뺨을 후려치고 가버립니다. 그리고 1년 후, 사회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 츠네오는 우연히 거리에서 행사를 하고 있는 카나에를 보게돼요. 그녀는 목표로 하고 있는 일이 있었지만 조제와의 만남 이후로 멘탈이 바사삭 무너졌어요. 조제에게 질투로 인해 했던 행동들에 대해 스스로를 부끄러워합니다. 그런 그녀를 츠네오는 위로하고 이후 둘은 다시 만나게 되요. 

여행 그리고 물고기 

<바닷가에서의 데이트>

 츠네오는 부모님께 조제를 소개하고 여행도 할 겸 자동차를 타고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요. 조제는 처음 보는 차 안의 내비게이션과 바깥 풍경으로 들뜬 마음입니다. 조제는 남친이 생기면 무서운 것을 보는 것 말고 또 하나의 소망이 있었어요. 바로 물고기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수족관으로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인지, 휴관일이네요. 조제는 그래도 보고 싶다고 떼를 써요. 그리고 휠체어를 가지고 왔는데 츠네오한테 업어달라고 조릅니다. 츠네오는 그런 그녀가 조금은 짜증이 나요. 이내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부모님 뵈러 못 가겠다고 말합니다. "걔한테 지쳤어?"라는 동생의 말에 츠네오는 아무 말도 안해요. 그는 조제와 자신의 차이를 깨닫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제는 바다를 보고 싶다고 얘기해요. 그는 처음 보는 바다에 기분이 업된 조제를 업고 걷기 시작해요. 이 순간만큼은 둘 모두 환하게 웃고 있네요. 그 둘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물고기 그림'이 걸려있는 곳으로 함께 갑니다. 벽 전체에 물고기들이 움직여요. 조제는 잠시 몸을 일으켜서 말합니다. "난 깊은 바닷속에 있었어. 네가 나를 거기서 꺼내준 거 같아. 언젠가 네가 없어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데기 처럼 계속 굴러다니겠지." 그는 잠이 들어있네요. 조제는 말합니다. "하지만 뭐 그것도 나쁘진 않아."  

내가 도망갔을 뿐이야

<울음을 터뜨리는 츠네오>

 몇 달 후 이제 헤어질 시간이 왔습니다. 짐을 싸고 나가려는 츠네오에게 작별 선물을 건넵니다. 그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카나에와 웃으며 걷기 시작해요. 그런데 갑자기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동시에 음악이 나오는데, 정말 슬퍼요.) 이별의 이유를 '내가 도망갔을 뿐이야. 조제를 다시 보러가는 일은 없을거야.'라며 한참을 울어요. 조제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마트에 갑니다. 음식 재료들을 사서 집으로 가요. 그리고 점심으로 먹을 생선을 다 구웠어요. 조제는 밥을 먹으러 바닥에 점프합니다. 그녀는 씩씩하게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봤는데 또 눈물이 찔끔거려요. 사랑의 시작과 마지막을 너무도 현실적으로 보여준 영화입니다. 츠네오가 떠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조제가 장애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온 게 아닐까 생각해요. 부모님 집에 갈 수 없다는 동생과의 전화, 평생 함께 하는 것에 대해 무서웠을지도 모릅니다. 조제와 헤어진 뒤 급작스럽게 흘러내리는 눈물, 헤어짐의 슬픈 감정뿐만 아니라 자신이 먼저 도망친 것에 대한 미안함도 같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명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넷플릭스에도 있으니 못 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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