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에 대하여, 괴물의 탄생은 유전일까? 성장 환경일까?

 안녕하세요, 집콕하며 밸런스입니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는 2011년 가디언 선정 최고의 영화, 런던 영화제 작품상 수상,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 후보, 겐트 영화제 관객상 등 2011년 한 해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영화에요.

<케빈에 대하여, 에바(틸다 스윈튼)>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며,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좀 더 좁히자면,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인데, 성장한 아들의 성향과 가치관은 '유전'인가 아니면 '성장 환경'의 문제인가가 영화의 핵심이에요. 그럼 영화 케빈에 대하여 리뷰 시작할게요!

케빈 

<잡혀가는 케빈(에즈라 밀러)>

 에바(틸다 스윈튼)의 아들 케빈(에즈라 밀러)은 16살 때, 학교에서 또래 학생들을 대상으로 큰 잘못을 저질러요. 전국의 뉴스 1면에 나올만한 일이었죠. 이 사건으로 케빈은 감옥에 가게 됩니다. 이 일이 일어난 후, 에바는 주변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외로운 엄마로 살아가요. 현재는 여행사의 사무직으로 일하는데, 사람들을 기피하며 고독한 삶을 살아갑니다. 케빈은 왜 그런 잘못을 저질렀을까요? 

현재와 과거

<유명 여행작가에서 사무직으로 살아가는 에바>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 두 개의 시간대로 진행돼요. 현재 에바는 버려진 것 같은 집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작은 여행사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어요. 집과 가까운 곳에는 아들이 투옥된 감옥이 있는데, 그녀는 정기적으로 찾아가서 아들과 대화를 시도하죠. 다른 시간대인 과거는 에바와 케빈의 삶을 보여줘요. 케빈의 출생부터 어린 시절을 거쳐, 청소년기까지의 시간이에요. 

원하지 않았던 아이

<기뻐하지 않는 에바>

 에바는 유명한 여행 작가에요. 직업의 특성상 자유롭게 많은 나라를 다녀야 했기에, 그녀는 아이를 원치 않았어요. 하지만 생각지 못한 임신을 하게 되고 출산을 하죠. 아이를 낳게 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라고 하는데, 그녀는 그렇지 않아요. 심드렁하며 싫은 내색을 하죠. 케빈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그리고 아장아장 걷는 어린 시절에도 이런 엄마의 마음을 느꼈을까요?

<에바의 방을 엉망으로 만든 케빈>

 케빈의 성장 속도는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뒤처져요. 을 잘하지 못하며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아요. 8살이 되었는데도, 화장실에 가는 것을 거부하며 기저귀를 차고 다니죠. 엄마를 계속 힘들게 하고 곤란하게 만들어요. 하루는 에바가 여행과 자유를 상상하며, 자신의 방을 지도로 꾸몄어요. 하지만 케빈은 지도 위에 잉크를 흩뿌려서 망쳐놓죠. 

괴물이 되어버린 케빈

<양궁, 케빈(에즈라 밀러)>

 그런 케빈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단 하나, 양궁이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마당에 설치된 과녁을 항해 화살을 쏘아대며 즐거워했죠. 그는 16살이 되던 해, 화살을 이용하여 학교 체육관에 있는 친구들 그리고 아버지와 여동생에게 크나큰 잘못을 저질러요. 케빈은 엄마를 괴롭히는 어린 소년에서, 악의적인 마음을 가진 괴물로 성장한 겁니다.  

 에바가 아이를 원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에요. 그리고 출산 후에도 기뻐하지 않았죠.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사랑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미 늦었다는 듯, 케빈은 엄마의 노력에 조금도 눈길을 주지 않아요. 이 사건 이후, 에바는 자식의 가 자신의 것인 양 살아갑니다. 피해자 부모님들의 비난과 분노를 견디며 살아가요. 에바가 죽을 듯이 힘들어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케빈이 에바를 살려둔 이유입니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

<포옹하는 에바(틸다 스윈튼)와 케빈(에즈라 밀러)>

 아들이 감옥에 들어간 지 2년째 되는 날, 에바는 면회를 가요. 이제 18살이 되니, 최고 보안 수준의 감옥으로 옮겨야 하죠. 에바는 케빈에게 "이제는 말해줘. 왜 그랬니?"라고 물어요. 케빈은 "이유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모르겠어."라고 답해요. 그리고 케빈의 눈동자가 떨립니다. 에바와 케빈은 일어서서 포옹을 하며 영화는 끝이 나요.

 냉혹하기만 했던 괴물 케빈이 눈동자가 떨린 이유는 어머니의 사랑을 조금은 느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마지막 장면에 노래가 나오는데 '이제 와서 엄마를 생각해 보면, 참 무던히도 나를 응원해 주셨지.'라는 가사가 나와요. 원치 않는 출산이었지만, 에바는 정말 참 무던히도 노력을 해왔어요. 그리고 케빈이 감옥에 들어간 후에도 꾸준히 면회를 왔죠. 케빈은 그런 어머니의 노력을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라 생각해요. 눈동자의 떨림과 둘의 포옹은 이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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